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을 찾아 “잘못된 윤석열 노선을 극복하고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며 이른바 ‘윤 어게인 노선 단절론’을 다시 강하게 제기했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역 앞 온천천 일대에서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망해가는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회피와 방관이 아니라 대역전이 필요하다”며 “윤 어게인 노선을 끊어내는 것이 보수 재건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지자와 시민 등 수천 명이 몰려들어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이 이어졌고, 현장은 한 전 대표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앞서 그는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오후 4시께 부산대역 앞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한 전 대표는 보수 재건의 사례로 2024년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선거 막판에 우리는 지고 있었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하고 부산에서 현장 유세를 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자신의 대응을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저는 당 대표로서 민심을 받들어 선거 현장에서 김건희 씨의 국정 개입 차단과 ‘김건희 라인’ 퇴장, 그리고 김건희 사건에 대한 국민 눈높이 처분을 요구하며 정면 승부를 했다.”며 그는 “그 결과가 22% 차이의 대역전승이었다. 그야말로 부산 대역전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후 치러진 선거는 정반대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2025년 4월 거제시장 보궐선거와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거론하며 “그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정반대 길을 갔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령이 계몽령이었다고 말하는 **윤 어게인 정치인들이 선거를 주도했고 전한길 씨를 상징으로 내세웠다”며 “결과는 18.6%, 11% 차이의 궤멸적 패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답은 이미 부산 시민들이 두 번의 선거에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코스피 5000·6000보다 국민 삶이 중요”하다며 현 정부 경제 상황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반도체 사이클 덕분에 코스피가 5000, 6000이 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는 올라가고 부동산은 안정되지 않았고 국민들은 고통받고 있다”며 “지금은 견제와 균형이 마비된 상태에서 민주당 정권이 폭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최근 대구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보수 내부 분위기 변화를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대구가 일부 논객들이 말하듯 ‘윤 어게인 하는 사람들만 있는 곳’이 아니었다”며 “대구 시민들이 훨씬 상식적이고 책임감 있고 애국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에서도 윤석열 노선을 극복하고 보수를 재건하자는 행동하는 다수의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다”며 “그 바람이 전국으로 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보수 지지층 일부의 반감을 의식한 발언도 했다.
그는 “지나고 보니 네 말이 맞았는데도 ‘왠지 싫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 마음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장이 꼭 좋아야만 그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를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배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중에 배를 버려도 된다”고 덧붙였다.
당내 갈등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저를 배제하고 모욕하고 제명했지만 저는 배제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제가 품겠다고 해서 윤 어게인 정치와 함께 가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그 길은 망하는 길”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