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이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초대형 사법체계 개편이 현실화되자 대구·경북(TK) 정치권이 강하게 요동치고 있다.
정부는 2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등 법률공포안을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사흘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되면서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은 공식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새롭게 출범하게 된다.
이번 개편으로 검찰은 수사권을 완전히 잃고 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만 담당하는 ‘공소청’ 체제로 재편된다.
반면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서 부패·경제·마약·방위산업·사이버·내란·외환 등 6대 범죄를 전담 수사하게 된다.
특히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권한남용 금지’ 신설, 별도 탄핵 없이 파면 가능한 징계 규정까지 포함되면서 기존 검찰 권한은 사실상 해체 수준으로 축소됐다.
국민의힘 TK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대구 인사는 “검찰을 없애고 수사권을 행정부 산하로 넘긴 것은 결국 권력의 칼을 정부가 쥐겠다는 것”이라며 “견제 장치가 사라진 위험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경북 지역 인사도 “수사와 기소 분리는 명분일 뿐, 실제로는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상 권력형 비리 수사를 봉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TK 정치권에서는 중수청이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TK 인사들은 “시대적 개혁 완성”이라며 맞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은 선진국형 사법 시스템의 기본 원칙”이라며 “검찰 권한 비대화로 인한 폐해를 바로잡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수청·공소청 체제는 권력 분산 구조로, 오히려 권한 남용을 막는 장치”라며 야권의 ‘권력 장악’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TK 법조계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엇갈렸다.
대구의 한 변호사는 “수사와 기소 분리는 취지 자체는 맞지만, 준비 없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사건 처리 공백과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법조인은 “검찰 권한이 과도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새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른바 ‘4세·7세 고시’로 불리던 유아 대상 학원 레벨테스트를 전면 금지하는 학원법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위반 시 영업정지나 과태료가 부과되며, 법 공포 6개월 후 시행된다.
또 관세청 인력 450명 증원, 금융위원회 인력 확대, 한-EU 디지털통상협정안 등도 동시에 처리됐다.
이번 사법체계 개편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TK 민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 해체 이슈는 보수층 결집을 자극할 수 있는 강력한 소재”라며 “대구·경북 선거판 전체를 흔들 ‘메가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 측은 “개혁 완수 프레임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TK에서도 찬반 충돌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