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집단대출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유보했다.
집단대출을 받는 사람에 대한 소득 자료 확인 및 사업장의 현장심사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규제 수위를 낮췄다.
정부는 25일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상환능력심사의 사각지대에 있던 집단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집단대출은 신규분양, 재건축, 재개발아파트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괄 대출로 중도금·이주비·잔금대출을 포함한다. 주택금융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보증을 통해 대출을 진행해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개별 대출자의 상환능력은 크게 따지지 않는다.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은 올 2월부터 소득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은행권에 도입했다. 하지만 집단대출은 공공기관의 보증이 있다는 명분으로 제외했다.그러는 사이 집단대출은 몸집을 불렸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은 500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00조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도금대출은 보증부 대출인데다 대출만기도 짧아 DTI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며 "현행 선 분양 제도 하에서 잔금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실수요자 내 집 마련 및 입주를 제한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부동산 시장, 집단대출 증가세 등을 보아가며 필요한 경우 집단대출에 대한 단계적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인 경기 부진 속에 부동산 시장이 경기를 부양하는 측면이 있어 수위 조절을 한 측면이 있다"며 "집단대출 증가세와 분양시장 과열 양상을 고려하면 전매 제한과 집단대출 규제 강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