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결승전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후보는 지난달 30일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흡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두 후보와 함께 '3강' 주자로 꼽혀온 홍준표 전 후보 지지 표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홍 전 후보 표심 중 상당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문제 등을 놓고 같은 인식을 보여온 김문수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유상범·백종헌·김대식·김위상 의원 등 홍 전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은 이날 김 후보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지지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는 아직 할 일이 많고 또 일을 잘하시는 분이다. 우리 국민이 원하는 분이기에 꼭 함께 뜻을 이뤄서 대한민국을 다시 위기로부터 구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모시는 역할을 한참 더 하셔야 한다"며 "제가 계속 전화를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동훈 후보 캠프는 일단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세를 끌어안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후보와 함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중도 성향 표심을 최대한 확보하면 결선에서의 승산을 한층 더해준다는 판단에서다. 한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에 더해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의 만남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 후보 역시 홍 전 후보와 그 지지층을 향한 구애의 손짓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한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는 반드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나왔고 그 결기는 같다고 생각했다"며 "홍 후보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차 경선에서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50.9%)이 저조했는데, 통상적으로 결선에서는 더 많은 당원이 투표에 참여하며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한 후보 캠프도 영남권·강성 당원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홍 전 후보의 표심을 일정 부분이라도 흡수하는데 총력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문제가 이번 결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애초 한 후보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 논의를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가 경선이 '4강전'에 돌입하며 다소 열린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거론했다는 보도에는 "패배주의"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는 이날도 KBS 라디오에서 관련 질문에 "지금은 우리가 경선 과정에서 강해질 때다. 밖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반해 김 후보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 문제에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 캠프의 김재원 공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덕수 대행뿐만 아니라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보수 진영과 함께할 수 있는 분들 누구에게도 손을 내밀 생각"이라고 밝혔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