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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와 AI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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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와 AI 풍자”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7/14 16:02 수정 2025.07.14 16:02

지난주 재미있는 기사가 떴다. ‘러브버그권리위원회’라는 단체의 고기영이라는 동물보호 운동가가 눈물을 흘리면서 죄 없는 러브버그 학살 멈춰달라고 읍소를 하였는데 막상 벌레가 달라붙자 욕설을 내뱉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SNS에 퍼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쇼킹한 내용은 이런 모습이나 내용이 모두 AI로 만든 가짜라는 것이다.
즉 딥 페이크다. 사실 이런 인터뷰나 행위가 인터넷에 떠돈다고 해서 뉴스거리가 되지는 않는데 이것이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라는데 뉴스거리가 된 것이다.
러브버그는 ‘붉은등우단털파리’라는 곤충으로서 우리나라에는 2021년에 처음 발견되었는데 벌레 자체는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대량 출몰로 운행 중인 차량에 달라붙어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사체가 차량 등에 쌓여 도장을 부식하게 하는 등 피해를 유발한다고 한다.
얼마 전 수도권에 폭발적으로 출몰하면서 당국에서 방역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우리지역에는 아직 피해가 없지만 수도권에서 우리지역까지 내려 오는데는 시간문제라는 평가도 있다. 천적이 없다보니 빨리 확산된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최근 벌레를 잡는 광원포집기가 설치되었는데 수도권의 러브버그 출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러브버그에 대하여 과도하게 방역하지 말고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어차피 내버려두어도 금방 죽는 벌레인데 이런 벌레에 대하여 불쌍하다고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방제를 반대하면 심각하게 들을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AFP 통신의 ‘팩트체크’에서 역추적을 하여 인터뷰 장면과 사진은 AI로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세상에 거짓말이 너무 많아 어떤 사실도 함부로 믿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예전에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기계는 거짓말을 안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계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시절 들은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말이 기억난다.
그는 지금 보이는 것은 ‘진짜 그런게’ 아니라 어쩌면 ‘전지전능한 악마가 있어 그렇게 보이도록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AI로 만든 딥페이크가 그렇게 보이도록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영상을 만든 사람은 풍자를 하는 사람이다. 댓글을 보니 ‘딱 봐도 풍자라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컨텐츠’라는 주장도 있다. 풍자는 문제를 직접 비판하기보다 유머를 사용하여 빙 둘러서 함께 비판하는 것이다. 러브버그를 옹호한다는 사실 자체가 유머스러운 측면이 있으니 풍자의 대상으로서 적합한 것이다.
풍자는 당한 사람에게는 기분이 나쁜 것이다. 풍자를 빙자해 인신공격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명예훼손의 우려도 있어서 함부로 풍자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상의 인물에 대한 풍자는 기분 나빠할 사람이 없으니 이런 면에서는 자유롭다.
풍자는 유머와 함께 고도의 문학적인 기교가 필요하다. 은유와 같은 숨겨진 비유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풍자하는 내용 자체보다도 풍자하는 기술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풍자는 풍자 대상보다 풍자 방법이 오래 남기도 한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걸리버 여행기가 사실은 풍자 소설인데 풍자 대상은 전해지지 않고 소인국과 거인국이라는 풍자 방법만 유명해졌다. 사실 걸리버 여행기 시대의 사회상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풍자할 필요가 없는 세태이기도 하다.
이제 드디어 AI가 풍자에 이용되는 시대가 왔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허점이 많아서 자세히 보면 구분할 수 있다고 하다. 러브버그 풍자도 손가락이 여섯 개거나 마이크 줄이 하나 더 있는 등 허점이 많아 전지전능한 악마 수준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허술할 수는 없다. 좀 더 기술이 발달하고 진화를 하면 더욱 교묘하게 풍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키면 달을 와야지 손가락을 보면 어떻하느냐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손가락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무엇인가 가르키는 손가락이라고 하더라도 손가락이 어떤 손가락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컴퓨터 인터넷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은 악의적으로 조작을 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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