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오면 좋은 물건은 다 빠지고 없어요. 이럴 때 좋은 가격에 미리 사두는 거죠. 패딩 슬리퍼 하나가 9900원밖에 안하니 얼마나 싸요."
백화점들이 2일부터 17일까지 일제히 새해 첫 정기세일에 돌입했다. 통상 신년 세일은 연중 정기세일 중 가장 많은 브랜드가 참여한다. 특히 올해는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재고가 많이 쌓여 물량이 대거 방출됐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신년 세일을 통해 2016년 고객들의 소비 심리가 어떨지 미리 점쳐본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1만~2만원대 초특가 상품 多…고객 만족↑"
지난 2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아직 오픈까지는 30여 분 남았지만 정문은 부지런한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관악대의 환영 공연과 함께 10시30분 정문이 열렸다. 약 200명의 고객들이 한꺼번에 정문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마치 밀려들어오는 밀물을 연상케했다.
오픈과 함께 고객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옮긴 곳은 9층 행사장. 이른 시간이었지만 많은 주부 고객들로 이벤트 홀 3관 '색다른 나만의 키친·테이블웨어' 코너에는 인파가 몰렸다.
고객에게 주방용품을 설명하고 있던 한 직원은 "10만원하던 프라이팬을 5분의 1 가격인 2만원에 살 수 있으니 실속파 주부 고객님들께 인기가 많다"며 "지금 사면 너무 좋은 가격에 가져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규모가 큰 이벤트홀 2관 '여성패션 해피 프라이스' 코너도 옷을 살펴보는 많은 여성 고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30만원대 코트보다는 매대에 3만~5만원대로 풀린 저렴한 가격의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많았다.
매대에 쌓인 니트를 살펴보고 있던 이모(55·여)씨는 "1만~2만원대 저렴한 상품들도 많고 겨울 니트도 3만원 밖에 안하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신발을 살펴보던 다른 고객도 "다른 백화점보다 초특가 세일 상품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오게 됐다"며 "가격이 저렴하니 사이즈 있으면 남편 것도 하나 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픈 후 한 시간 정도가 지난 10시48분께 여성패션과 주방용품 행사장에 주로 몰려있던 고객들은 행사장 곳곳으로 골고루 퍼지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년 세일을 맞아 할인율을 높인 메리트 있는 상품을 많이 준비했다"며 "이와 더불어 다양한 사은행사와 상품행사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모피 특집전…사람 텅텅"
오전 11시께 찾은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북적이는 롯데백화점과는 대조적으로 전반적으로 한산한 느낌을 보였다.
신세계 본점은 10층 문화홀에서 5대 모피 업체와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해 최대 60%까지 할인하는 '모피, 디자이너 아우터 대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날 찾은 '모피, 디자인 아우터 대전' 행사에는 몇몇 직원들만 행사장을 지킬 뿐 고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모피를 구경하고 있는 1~2명의 고객이 전부였다.
한 모피 업체의 직원은 "아침에도 고객이 많지는 않았다"며 "점심을 기점으로 오후에는 좀 더 손님이 많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모피 업체의 직원 역시 "980만원 하는 모피를 지금 사면 380만원에 살 수 있는 데도 손님이 아직까진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4층 여성패션 코너를 둘러보고 있던 한 고객은 "신년 첫 세일이라 기대하고 왔는데 아직까지는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사진 못했다"며 "초특가 상품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위층 행사장을 중심으로 준비된 저렴한 유인 상품이 없다보니 고객 집객 효과가 적었다. 12시께에도 각 층별로 흩어진 고객들이 적어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세일을 위해 고급 생활용품·주방용품 편집숍 피숀의 '피숀 클리어런스'와 '모피, 디자인 아우터 대전'을 중심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며 "이번 주말까지는 지나봐야 고객들의 정확한 반응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