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일 60일 전인 내달 4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각종 행사 개최·후원을 전면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경북 지역 정치권이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북선관위는 25일 “공직선거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소속 공무원은 선거일 전 60일부터 교양강좌, 사업설명회, 공청회, 직능단체 모임, 체육대회, 경로행사, 민원상담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거나 후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통·리·반장 회의 참석도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법령에 따른 행사나 특정 시기에만 목적 달성이 가능한 행사, 재해 구호·복구, 직업지원교육, 유상 교양강좌 후원, 집단민원 또는 긴급 민원 해결을 위한 행위 등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정치활동도 강하게 묶인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같은 날부터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주의·주장을 홍보하거나 정당이 주최하는 정치행사에 참석할 수 없고, 선거대책기구·선거사무소·선거연락소 방문도 제한된다.
다만 해당 선거의 예비후보자나 후보자로 등록한 경우에는 이 같은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창당·합당·개편대회와 후보자 선출대회 참석, 당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행사에 당원 자격으로 의례적으로 방문하는 행위는 허용된다. 여론조사 규제도 본격 적용된다.
누구든지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이나 후보자, 입후보예정자의 명의를 밝히거나 투표용지와 유사한 모형을 활용한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 다만 정당의 당내경선 여론조사나, 정당·후보자로부터 의뢰받은 조사기관이 의뢰자를 밝히지 않고 기관 명의로 실시하는 경우는 가능하다.
경북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사전 안내와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고발 등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북지역 정치권은 이번 조치를 두고 ‘현역 제동’과 ‘후보 활동 확대’라는 상반된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기초단제장 선거에 뛰어든 한 예비후보 측은 “그동안 단체장이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쌓아온 게 사실”이라며 “행사 금지로 사실상 현역 프리미엄이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현직 행정 책임자 측 인사는 “주민 접점인 행사와 민원 현장이 묶이면서 행정 공백 우려가 있다”며 “정치적 고려가 아닌 정상 행정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당 행사 참석 제한까지 겹치면서 현직 단체장은 사실상 ‘정치활동 중지 상태’에 들어간다”며 “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여론조사 제한 조치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덕지역 한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이름을 밝힌 여론조사가 금지되면 유권자들이 판세를 체감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른바 ‘깜깜이 선거’ 국면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표용 여론조사가 제한되면 조직력과 인지도 싸움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신인 후보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선관위는 이번 60일 제한 조치를 계기로 단속 강도를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선관위 측은 “사전 안내에도 불구하고 위반 사례가 발생할 경우 고발 등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행사 개최·후원, 정치행사 참석, 여론조사 관련 위법행위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4월4일을 기점으로 선거 판세의 ‘보이지 않는 룰’이 완전히 바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와 조직, 여론조사까지 동시에 묶이는 이번 조치가 향후 포항시장 선거 구도에 어떤 변수를 만들지 주목된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