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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박정희’ 다시 소환된 대구시장 선거..
정치

‘박정희’ 다시 소환된 대구시장 선거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4/05 16:38 수정 2026.04.05 16:43
김부겸, 엑스코 명칭 변경 제안
표심 마케팅인가 역풍 우려도

오는 6·3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여야를 막론한 핵심 선거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에서 보수 진영의 ‘상징 자산’으로 활용돼 온 박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진영을 넘어 선거 전략의 중심으로 재등장하면서, 그 효과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엑스코(EXCO)를 ‘박정희 컨벤션센터’로 명명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대구·광주 간 상징 교류를 제안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연계해 지역 간 이해와 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전 총리는 과거 2012년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했을 당시에도 ‘박정희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어, 이번 발언이 단발성이 아닌 일관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보수층 외연 확장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 주자들도 ‘박정희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공천 갈등 속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6선의 주호영(수성구) 의원은 동대구역 광장의 박정희 동상 앞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산업화와 근대화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의 길 위에서 대구를 다시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경북신공항에 ‘박정희 공항’ 명칭을 부여하자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상징성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진숙 전 위원장 역시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과 추진력으로 대구를 재도약시키겠다”고 밝혔고, 홍석준 전 의원도 출마 선언에서 박정희 정권 시기의 지역 발전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정희 키워드’의 선거 마케팅 효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지역 정치 전문가들은 우선 보수층 결집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화의 상징이자 지역 정체성과 맞닿아 있어, 선거 국면에서 지지층을 빠르게 결집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도층 및 청년층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경제 성장 공과(功過)를 둘러싸고 여전히 엇갈리는 만큼, 특정 인물 중심의 메시지가 오히려 세대 간 인식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소속 후보가 박정희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선 “파격적인 전략”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체성 혼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상징 남용이 오히려 희소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정치권의 ‘박정희 마케팅’ 과열 양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한 시민은 “동대구역 광장 동상 등 관련 기념물도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을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소환하는 것은 정치적 소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단순한 역사적 인물을 넘어 정치적 상징 자산이자 전략적 메시지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초반 이슈 선점에는 효과가 있지만,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구체적 정책과 도시 비전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상징 정치에만 의존할 경우 유권자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희’라는 이름이 이번 선거에서 표심을 움직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지, 아니면 한계가 분명한 카드로 남을지 주목된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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