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이종배 예비후보가 청와대 앞 삭발식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서구 악취 문제’를 전면 이슈로 끌어올리자 지역 정치권이 즉각 반응하며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서구의 악취 문제는 국가가 방치해 온 환경 불평등의 결과”라며 정부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또한 염색산업단지와 환경기초시설의 단계적 이전, 피해 주민 보상 등을 촉구하며 “실질적 대책이 없을 경우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구지역 한 당 관계자는 “서구 주민들이 체감하는 악취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이슈 선점 효과는 분명하다”며 “삭발이라는 상징적 행동이 중앙정치와 연결되며 파급력을 키웠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인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 이슈화 전략은 이해하지만, 자칫 ‘정치적 퍼포먼스’로 비칠 수 있다”며 “구체적 해결 로드맵 제시가 뒤따르지 않으면 역풍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지역 인사들은 정부 책임론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구 악취 문제는 오랜 구조적 문제로 국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삭발식까지 나선 것은 실질 해결보다 정치적 주목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시설 이전의 현실성, 재원 조달, 주민 보상 방안인데 이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정치권 전반의 책임을 강조했다.
대구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염색산단과 환경기초시설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누적된 구조적 실패”라며 “삭발 여부보다 실질적 이전 계획과 주민 건강권 회복 방안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삭발식을 계기로 ‘서구 악취 문제’가 단순 지역 현안을 넘어 핵심 선거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산업시설 이전과 보상 문제는 막대한 재정과 중앙정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후보 간 정책 경쟁뿐 아니라 중앙 정치와의 연결성까지 판세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유권자들은 ‘누가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느냐’를 보게 될 것”이라며 “강한 메시지 이후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