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 방침을 두고 포항 산업계가 대체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온도 차’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12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약 7천명을 단계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결정은 지역 산업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 산업계는 이번 조치를 ‘질 좋은 일자리 확대’로 평가하며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책임 고용을 확대하는 것은 지역 경제 안정성과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철강 중심 산업구조를 가진 포항에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철강 협력업체 한 대표 역시 “그동안 구조적으로 불안정했던 하청 고용 구조가 개선되는 신호”라며 “지역 산업 전반의 고용 관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 일부 협력업체와 중소기업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1차 협력사 관계자는 “핵심 인력이 대거 원청으로 이동하면 협력업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물량 재편이나 계약 구조 변화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직고용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인력 공백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철소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포스코 정규직 직원들 사이에서는 “채용 과정과 직무 난이도가 다른데 동일한 조직으로 묶는 것은 형평성 문제”라는 불만도 나온다.
반면 협력사 직원들은 직접고용 자체에 환영하고 있다. 다만, ‘별도 직군 편입’ 가능성을 리스크로 보고 있다.
앞서 일부 사내하청 직원들이 직고용되면서 기존 정규직과 분리된 체계로 운영된 전례가 있어, 임금·복지 격차가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로 보인다.
여하튼 지역 산업계는 이번 결정의 성패가 ‘이중 노동시장 해소’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순한 고용 전환이 아니라 임금·복지·승진 체계까지 통합되지 않으면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사 간 충분한 협의와 단계적 제도 설계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포스코는 현재 노조와 협력사, 직원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직접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쟁점을 협의 중”이라며 “현장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포항 산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게임체인저’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노사·원하청 간 이해 충돌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환영, 속으로는 불안이 공존하는 가운데, 포스코의 해법 마련이 지역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