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전격적인 미국 방문에 나서면서 그 배경과 노림수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미동맹과 경제 현안 대응이지만, 실제로는 선거를 앞둔 복합적 정치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당초 2박 4일 일정이었던 방미 계획을 5박 7일로 확대하고, 현지시간 기준 지난 11일 워싱턴DC에 조기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국제공화연구소(IRI)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미국 측 인사들의 추가 면담 요청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5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 라이언 징키, 영 김, 조 윌슨, 마이크 켈리 등과 연쇄 회동도 예정돼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앤디 김과의 오찬 일정도 잡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방미를 “국익 중심 외교”로 규정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중동발 경제 불안과 에너지 문제, 한미동맹 강화 필요성 등을 미국 측과 논의할 것”이라며 “야당 입장을 전달하되 국익을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 외교 일정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대외 메시지용 행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장 대표 본인도 출국 직전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최전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번 방문을 이념적 프레임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이번 지방선거를 ‘자유 vs 반자유’ 구도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방미 목적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보수층 결집이다.
미국 공화당 인사들과의 연쇄 접촉, 특히 트럼프 진영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함으로써 전통 보수 지지층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와 ‘자유 진영 연대’ 메시지는 지방선거에서 보수 결집의 핵심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대통령 외교 견제다.
여권의 외교 노선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야당 대표로서 ‘대안 외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겨냥한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셋째는 경제 이슈 선점이다.
관세, 방위비, 에너지 문제 등 민감한 경제 의제를 직접 언급하며 ‘경제를 챙기는 야당’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최근 중동발 리스크로 불안해진 민심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방미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선 야당 대표가 선거 직전에 미국을 방문해 현지 정치권과 접촉하는 것 자체가 ‘외교의 국내 정치화’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백악관 인사와의 면담이 공개될 경우 ‘과도한 정치 외교’ 비판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데 대한 내부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당 측은 “선거는 시스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장 공백’ 우려도 나온다.
여하튼 장동혁 대표의 이번 방미는 외교 일정의 외피를 두른 정치 행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미동맹과 경제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메시지 생산과 보수층 결집을 노린 다층적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워싱턴에서 어떤 메시지를 들고 돌아오느냐가 지방선거 프레임을 좌우할 것”이라며 “결국 이번 방미의 성패는 외교 성과가 아니라 국내 정치 효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