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환율 불안
산업도시 포항 ‘초긴장’
국민 10명 중 9명이 중동발 리스크의 경제적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철강·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포항 지역 정치권과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동발 리스크가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한다는 응답은 89.1%(매우 50.4%, 다소 38.7%)에 달했다.
반면,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9.6%(전혀 2.1%, 거의 7.5%)였다.
국제 유가 상승이 생활비 부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79.2%(매우 30.5%, 다소 48.7%)가 부담된다고 응답했고,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5%(전혀 3.2%, 별로 16.2%)였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과 생활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인 90.6%(매우 49.1%, 다소 41.5%)가 심각하다고 응답해, 사실상 ‘전 국민 체감 위기’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5%(전혀 3.2%, 별로 16.2%)였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결과를 단순한 여론이 아닌 ‘산업 위기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포항은 철강과 2차전지 산업이 동시에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구조”라며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면 기업 부담이 곧바로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측도 비슷한 인식을 내놨다.
한 지역 인사는 “시민들이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수준이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며 “정부가 물가 안정과 에너지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는 민심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35.4%)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에너지 대응(22.2%), 환율 안정(16.2%) 순으로 집계됐다.
포항 산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직접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를 언급하며 “철강 산업은 전력·원자재 비용이 핵심인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환율까지 1,500원 수준에서 유지되면 수입 원자재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에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이상 유지될 경우,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67.9%에 달한 점도 지역 산업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제조업 대표는 “전기료, 물류비,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삼중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대기업보다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이미 한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시장 불안은 속도 싸움”이라며 “에너지·환율·물가 대응 패키지를 더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론조사가 단순한 인식 조사를 넘어 ‘경제 불안의 구조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특히 산업도시 포항의 경우 중동 리스크가 유가 → 원가 상승 → 수출 경쟁력 약화 → 지역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중동 변수는 외부 요인이지만, 대응은 국내 정책의 영역”이라며 “포항 같은 산업도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충격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026년 4월 8일(수)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으로 무선(10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4.2%로 최종 501명이 응답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