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물가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야정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공동 대응에 나섰다.
정쟁 대신 민생을 택한 협치 신호탄이라는 평가 속에, 비축유 확대와 원유 도입선 다변화라는 구체적 해법까지 도출됐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 긴급 점검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부는 원유 수급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남미·아프리카 등 비중동산 원유 도입 확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여야 원내지도부가 정부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공동 대응을 논의한 첫 사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의 경제 비상협의체 출범”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야는 이와 함께 ▲비축유 확대 ▲정유사 정보 공유 강화 ▲원유 수입선 다변화 제도 정비 등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향후 관련 논의를 정례화해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위기 인식과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현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으로 규정하며 환율 안정과 에너지 가격 정책 재검토를 요구한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민생 보호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적극적 재정 대응에 무게를 뒀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중동 정세와 에너지 수급 대응 계획을 보고하고, 비축유 활용과 수입선 다변화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유가·물가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공급망 안정이 핵심 변수”라며 “이번 합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포항 등 동해안 정유·철강 산업과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북 지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업계에서는 “원유 수급 안정 여부가 지역 제조업 경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