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행정소송도 취하…"고객 권익 보호에 최선 다할 것"
대형사들 "대법원 판결 없이 보험금 지급하면 배임 혐의 될 수 있어"
ING생명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 사고에 대해서도 해당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20일 "지난달 대법원 판결이 난 이후 자살 재해사망보험금 이슈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긴 논의를 거쳤다"며 "최종적으로 고객 신뢰 측면에서 회사가 책임을 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와 무관하게 재해사망보험금을 모두 지급할 방침"이라며 "이 건과 관련한 행정소송도 취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2일 보험 가입자가 자살을 할 경우 보험사가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단 자살사고가 발생한 후 2년, 즉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당초 생명보험사들은 대법원 판결을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대법원 판결과는 별개로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계약건에 대해서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압박했고 최근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자살보험금 규모가 적은 신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DGB생명 등 3개 보험사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 사고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사고가 1건 밖에 없는 하나생명은 이미 지난달말 보험금을 모두 내줬다.
ING생명은 5번째로 소멸시효 이후 자살보험금 지급에 동참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ING생명에 청구된 자살보험금 건수는 총 574건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이자를 포함해 837억원 규모"라며 "지난 17일 현재까지 127건, 153억원의 자살보험금을 고객에게 지급했고 앞으로 고객 권익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살보험금 지급 대상이었던 14개 생보사 중 미지급 자살보험금 규모와 소멸시효 경과 자살보험금 규모가 가장 컸던 ING생명이 전격적으로 노선을 변경함에 따라 대형 생보사들의 입장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생명(607억원), 교보생명(265억원), 동부생명(140억원), 한화생명(97억원) 등 대형사들은 지난 2월 기준 약 100억원에서 600억원 이상의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떠안고 있었다.
이중 80% 이상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를 위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까지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취지에는 일정 부분 공감을 한다"며 "하지만 보험금 지급의 근거가 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회사 마음대로 결정을 내릴 순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상장사의 경우 추후 대법원이 소멸시효를 인정하면 자칫 경영진이 배임 혐의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며 "금융당국이 보험금 지급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