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사드(THAAD) 배치 문제까지 악재로 돌출하면서 경제 정책 당국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수출이 타격받는 것은 물론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내에서는 경제 보복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5가지 대응조치 건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그들(한국)과 다시는 경제관계 및 왕래를 하지 말고 중국시장 진출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한국 정계 인사의 중국 입국을 제한하고 그들 가족의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과거 외교적 갈등이 불거졌을 때 상대국에게 경제 보복 조치를 한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국은 지난 2010년 노벨위원회가 반체제 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했다. 또 2012년에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야오위다오) 인근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자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적도 있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응해 경제 보복을 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분간 외교적으로는 중국과의 갈등 구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고, 한국 정부도 이 부분은 각오를 했을 것"이라며 "중국이 경제적으로 어떤 압박을 할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부 교수는 "사드는 한중간의 문제라기 보다는 미중간의 문제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에 대해서 크게 통상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분간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는 소원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계기로 AIIB가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드 배치 결정으로 향후 양국간 논의가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