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현재의 추세가 지속되면 잠재성장률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일대일로 매치되는 건 아니지만 실제성장률 하락이 이어지면 잠재성장률도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 구조 변화와 실제 성장률 추이 등을 반영해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3.0~3.2%로 추산했다"며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추후 잠재성장률 하락은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우리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잠재성장률은 중기적 성장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매년 추산하진 않지만 추후 경제 성장 추세와 구조 변화 등을 지켜보면서 필요시 다시 추산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를 고려해 올해 국내 경제를 다시 짚어본 결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답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며 "한은은 앞으로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며 경기회복세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이 조기에 편성 돼 효과적으로 집행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은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재정보강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한다"며 "단 추경 집행 시기와 편성 계획 등에 따라서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리인하로 인해 가계대출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당분간은 예년 수준을 웃도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는 기본적으로 주택거래 증가와 분양시장 호조에 기인하지만 대출금리 하락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때마다 가계부채 증가와 같은 금융불균형 가능성에 대해 항상 우려하고 있다"며 "단 현재는 국내 경기 회복세가 약화 돼 있고 물가 상승률도 낮기 때문에 거시경제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충재는 "최근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는 금융 쪽에서도 깊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사드와 같은 비경제적인 사안에 따라 경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