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책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신흥국들의 정책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은행 이병주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해외 및 국내 통화정책 충격이 신흥시장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1995년 1분기~2014년 3분기 중 한국과 아르헨티나,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19개 신흥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소비자물가지수(CPI), 자금유출입, 외환보유액 등을 토대로 패널자료를 구축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충격이 신흥국 경제에 미치는 평균적 영향 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정책금리가 1%포인트 인상할 경우 19개 신흥국의 정책금리는 평균 0.05%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나왔던 연구결과들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약화된 것이다.
지난 2010년 나온 연구에서는 미 금리가 0.22%포인트 상승하면, 33개국의 금리가 평균 0.02%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결과에서도 미 정책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아시아 신흥국들과 남미 국가들의 금리는 평균 0.33~0.7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미국과 신흥국간 정책금리간 연계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미국이 제로금리 하에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미국과 신흥국 정책금리 연계성이 약화됐다"며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방향이 미국과 상반되면서 미국 통화정책의 효과가 일부 상쇄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흥국들은 자국의 금리정책보다 미국의 금리정책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정책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이 평균 0.16% 낮아지는 반면, 미 정책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3년에 걸쳐 0.5%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신흥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자국의 성장률을 하락시키나, 그 정도는 미국 정책금리 인상의 경우에 비해서는 작게 나타났다"며 "다만 영향의 정도는 국가별 물가안정 여부에 따라 달라져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과도한 자본유입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균형이 형성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민감도는 물가상승률이 높은 신흥국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흥국에 비해 미 금리 인상 충격시 성장률이 더 크게 하락하고, 물가는 오히려 상승하며 환율은 더 가파르게 절하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미국 금리인상 전 상대적으로 자본유입이 많았거나, 주가가 더 많이 상승했거나 환율이 더 많이 절상된 신흥국일수록 미 금리인상후 자본유출이 심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