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한 달 만에 설정액 2조4000억원을 넘기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70%에 달하는 사모펀드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개선책을 내놓은 만큼 공모형 벤처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코스닥 상장사의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향후 경쟁 심화로 공모주 및 메자닌 시장 과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을 기준으로 82개 운용사에서 출시한 182개 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2조4049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형 펀드(10개) 설정액은 6727억원, 사모펀드는(172개)는 1조7322억원이었다. 사모펀드가 72%를 차지해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모펀드 쏠림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달 30일 사모형 펀드로 자금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펀드 규모를 고려해 공모주를 배정하고, 주간사 재량으로 공모펀드에 최대 10% 추가 물량 배정을 허용키로 했다. 또 기존에는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이 있는 기업의 메자닌만 편입 가능했으나 QIB(적격기관 투자가)에 등록된 무등급 메자닌에도 공모펀드의 편입을 허용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선안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공모형 벤처펀드의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공모형 벤처펀드 활성화 시 비상장사 투자 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며 중장기적인 코스닥 수급 여건을 개선시켜줄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벤처펀드 간 경쟁 심화로 공모주 및 메자닌 시장 과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내놨다. 벤처펀드의 흥행 이면에는 공모주 및 메자닌 시장 과열과 그에 따른 펀드 수익률 하락이라는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메자닌 시장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 니즈 증대로 지난해 말 기준 발행금액(4조9000억원)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로 메자닌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발행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는 등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주(최소 15%), 벤처기업 구주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주식(보통주, 메자닌 등 최소 35%)에 투자 시 공모주 물량 30% 우선 배정 권리 부여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사들은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의무 비율 채우기에 나서고 있으나 메자닌 시장의 경쟁 심화로 과거보다 덜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코넥스, 비상장사 중 일부는 표면금리 0%, 전환가격 리픽싱(통상 기존 전환가격의 70%까지 조정) 조항이 없는 메자닌을 발행했음에도 시장 경쟁 심화로 해당 물량들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공모형 펀드의 운용상 제약 해소 위해 QIB 시장에서 거래되는 무신용등급 메자닌에도 투자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으나 현재 국내 QIB 시장에서 거래되는 메자닌 물량은 전무하다.
그는 "거래가 전무한 QIB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기존 메자닌 시장 경쟁 심화로 발행자 위주 시장 구도 지속 가능성 높다"며 "메자닌 및 공모주 시장 과열로 향후 벤처펀드들의 잠재적인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예상 탈출(Exit) 시점인 2~3년 후 운용사 간 메자닌 투자 성과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