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날의 연휴 3일은 주말이나 일요일과 겹치지 않고 정확히 한주의 가운데인 화수목요일이다. 연휴기간이 짧아서 귀성이나 귀경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지난 8일 오전 7시에 열차표를 예매하는 열차 예매 시스템인 렛츠 코레일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였다. 서울에 살고 있는 딸의 귀성 열차표를 구해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차표를 예매하려는 사람이 폭주하여 몇 만명이 접속대기 중이었고 한 시간 가까이 대기하여 간신히 접속하니 좋은 시간대는 이미 매진된 상태라서 헛수고만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차편을 통해 간신히 내려오는 ..
지난주 강추위로 고생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고 한다. 서울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고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영하 22도까지 내려가는 곳도 있었다. 마침 절기도 가장 춥다는 소한(1월5일)이 주중에 있었다. 갑자기 추워지니 매사에 움추러 들고 컨디션이 저하되는 것 같았다. 일의 의욕도 없고 귀찮아진다. 마침 독감도 유행하여 환자가 4주 전보다 14배나 늘었다는 통계도 있는데 갑자기 온 추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도 감기 기운으로 일주일 내내 고생해야 했다. 심리적으로 이제야 겨울이 시작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몇 ..
이제 2024년이 끝나고 2025년이 시작된다.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용띠해이고 2025년은 을사년(乙巳年) 뱀띠해이다. 연도에 동물을 연결시키는 12지(띠)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고 여기에 붙는 한자어도 실제 동물과 다른 글자이지만 워낙 민간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비슷한 연령대에서는 정확한 나이를 구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같은 세대 안에서 같은 연도끼리 동료 의식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해에 때어난 동갑생들끼리 모임인 갑계(甲契)도 많이 있다. 그런데 다른 띠들과 관계에서 용띠와 뱀띠는 단순히 뒤이어 온..
최근 척추 수술을 받느라 병원에 열흘 간 입원했었다. 퇴원 후에는 회복을 위해 며칠간 집에서 쉬었다. 그런데 입원해 있는 동안 바깥 세상에서 큰 사건이 있었다. 당연히 사회에 큰 혼란이 왔고 이 때문에 멘붕을 겪은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큰 사건이 있는 날에 밤에 잠을 못 자고 꼬박 세운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에 갇혀 있는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비록 쉽지는 않았지만 뉴스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 했다.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병원에 누워있으면서는 어떻게 할 방법도 없지 않는가. 지난주..
지인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왔다. 혼주가 마련한 전세버스를 이용하였다. 그런데 다녀오는데 여유가 없었다. 결혼식은 오후 3시이고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왔는데도 식장에는 간신히 도착했다. 당연히 밤늦은 시간에 귀가를 했다. 서울에 다녀오면서 보낸 시간 중 순수하게 하객의 역할을 하며 보낸 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하고 나머지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오고 가는데 허비했다. 사실 이전에도 다른 일로 서울을 다녀올 때 서울에서 보내는 시간은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서울을 다녀오면서 하는 일은 시간 효용을 따지면 너무 ..
바쁘다 보니 단풍을 구경하러 산에 가지 못했다. 바쁘다기 보다는 삶의 여유가 없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요즘 같은 시절에 팔자 좋게 단풍놀이나 가고 할 형편이 못된다. 삶이 조금 팍팍하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요즘은 산에 가지 않고서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도시에서도 가로수를 통해 단풍을 볼 수 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거리의 가로수들이 단풍처럼 알록달록 해졌다. 일부러 구경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보인다. 자주 보니 별로 감흥이 없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삭막한 이미지 보다는 괜찮기 때문에 이런 단풍들이 정서적으로 안..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직장만 벗어나면 주위에서 별로 연장자 대접을 안 해주는 것 같다. 요즘 우리 또래의 연배는 어디 가서 나이가 많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신세다. 아파트 경로당 같은 곳에는 우리세대는 얼씬거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내가 어릴 때 자란 시골 마을에서 노인들의 발언권이 강했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전통이 있는지 모두들 노인을 두려워했다. 초상이라도 나면 동네사람들 모두가 문상을 했다. 그때의 노인들은 지금의 내 나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