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 경영진과 고가 오찬을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며 정면 반박에 나서면서 정치권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누구든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이 제기한 ‘국감 전 로비성 만남’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오찬 비용 논란과 관련해 “그날 최소 5명이 함께 식사했고, 내가 주문한 파스타 가격은 3만8천원이었다”며 70만원 고가 식사 의혹을 부인했다.
또 오찬 자리에서 쿠팡 인사 문제에 개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쿠팡에 입사한 전직 보좌직원이 제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어, 더 이상 원내대표실이나 제 이름을 이용한 대관 업무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쿠팡의 인사조치와 나는 전혀 무관하다”며 오찬 이후 쿠팡 임원들이 해외 발령 또는 해고됐다는 보도와도 선을 그었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서도 “증인은 상임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며,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관련해서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명백한 국감 방해이자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 대기업 대표와 오찬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사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강민국(경남.진주)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쿠팡 김범석 의장은 국회의 국정감사 요구를 두 차례나 무시했다”며 “쿠팡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국회 출석을 회피한다면, 미국 국세청이나 증권거래소 등 해외 기관을 통한 자료 확보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 원내대표가 기업의 과도한 대관 활동을 경고하고 노동·소비자 문제를 언급한 것을 두고 로비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며 “국정감사 불출석 문제를 김 원내대표 개인의 오찬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김 의장은 지난 10월 14일과 28일 두 차례 국정감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역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김 의장과 박대준·강한승 전 대표를 증인 불출석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감사 불출석 문제와 김병기 원내대표의 오찬 논란이 맞물리면서, 쿠팡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