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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명 진짜 이유…“계엄·탄핵도 이유 아니다”..
정치

韓 제명 진짜 이유…“계엄·탄핵도 이유 아니다”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2/10 20:28 수정 2026.02.10 20:28
6월 지선 앞두고 정면충돌?
TK 민심 흔든 당내 숙청 논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을 둘러싼 진짜 이유가 야권 핵심 인사의 공개 발언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계엄 저지나 탄핵 주도는 제명 사유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제거 프로젝트”라고 맞서면서 당내 갈등은 다시 폭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보수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6월 지방선거를 좌우할 중대 변수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출연해, 한 전 대표 제명 배경에 대해 “계엄 저지나 탄핵 국면에서의 역할 때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는 ‘내가 계엄을 막았다’는 것을 유일한 정치적 자산처럼 이야기하지만, 표결권도 없는 상태에서 국회의사당에 들어간 것은 정치적 퍼포먼스에 불과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을 불러 모았다는 주장 자체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우습게 여기는 발상”이라며 한 전 대표의 리더십과 판단을 문제 삼았다.
지도부 내부에서조차 한 전 대표의 정치적 기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김 최고위원이 밝힌 제명의 핵심 사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제명은 계엄이나 탄핵이 아니라 당원 게시판 사건을 잘못 처리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이를 두고 숙청 정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또 친한계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의 없다고 본다”며,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한동훈 전 대표 제명으로 사실상 정리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동훈 전 대표의 인식은 정반대다.
그는 지난 8일 토크콘서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작한 ‘김옥균 프로젝트’를 장동혁 대표 체제가 마무리했다”고 주장하며 제명 자체를 정치적 숙청으로 규정했다.
“당대표가 되자마자 대통령실과 추종 세력이 쫓아내기 계획을 세웠고 실행했다”는 발언은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제명 과정에서 익명 게시판 사건이 의도적으로 활용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가족들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를 비판한 제도권 언론 사설을 링크했을 뿐”이라며 “당시에는 몰랐고, 알았다면 말렸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시에 “당무감사위와 윤리위가 사실을 조작해 발표했다”며 절차적 정당성 자체를 부정했다.
이 같은 충돌은 TK 정치권에도 즉각적인 파장을 낳고 있다.
경북 지역 핵심당지자는 “지도부는 조직 안정, 한동훈은 정치적 생존을 걸고 있다”며 “이 싸움은 단순한 제명 논란이 아니라 지선 공천권과 당의 향후 노선이 걸린 권력 투쟁”이라고 평가했다.
대구의 한 당협위원은 “TK에서는 ‘누가 옳으냐’보다 ‘이 싸움이 당에 도움이 되느냐’를 묻는 분위기”라며 “계속된 내부 분열은 지선에서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일부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한동훈을 밀어낸 방식이 과도했다”는 비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동혁 지도부의 리더십 시험대이자,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적 재기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가 당내 통합에 실패할 경우 TK 핵심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명으로 끝날 줄 알았던 갈등이 오히려 본격적인 2라운드에 들어섰다”며 “지방선거 전까지 이 불씨가 꺼지지 않으면 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하튼 한동훈의 반격과 장동혁 지도부의 방어, 그리고 TK 민심의 향배가 6월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두고 국민의힘의 정치적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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