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전면 재선거'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찬반 기류가 엇갈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강도 높은 책임 추궁에는 공감하면서도 전국 단위 재선거 추진에는 신중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요구는 재선거"라며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우선이고 특검보다 재선거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중대 선거관리 실패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신동욱·김민수·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이 잇따라 재선거 필요성을 공개 언급하면서 지도부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선관위의 구조적 무능과 관리 실패로 보고 있다"며 "10일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 의원총회 등을 거쳐 재선거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선거무효 소송과 선거소청, 국정조사, 특별검사 도입 등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국회에서 열린 '6·3 투표용지 부족·부실선거 사태, 국민은 재선거·특검을 촉구한다' 토론회에는 나경원 의원과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1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선관위 책임론을 집중 제기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재선거 요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나경원 의원은 토론회에서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 선거 무효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재선거보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관위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TK 의원들은 선관위에 대한 대대적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전국 단위 재선거 요구는 법적 근거와 정치적 파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침해된 부분은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면서도 "전국 재선거는 헌정사적으로도 매우 중대한 문제인 만큼 법률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TK 의원은 "선관위 책임론과 재선거 요구는 별개 문제"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상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재선거 요구 여부를 놓고 당론 정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이견이 적지 않은 만큼 '전면 재선거'가 공식 당론으로 채택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 개혁 논의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재선거 논란은 향후 법적 판단과 정치권 협상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