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가 단순한 원내 사령탑 선출을 넘어 장동혁 대표 체제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6·3 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지도부 책임론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복당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원내대표 선거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누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장 대표의 거취는 물론 향후 당권 구도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후보는 김도읍·정점식·성일종 의원(기호순) 3명이다.
세 후보는 9일 초·재선 의원 모임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당 재건 방안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4선의 김도읍(부산) 의원은 당 이미지 쇄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지금 상태로 가다가는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서 절망적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며 “‘친윤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겠다고 공언하며 사실상 기존 지도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반면 3선의 정점식(경남) 의원은 통합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그는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한 냉정한 분석은 필요하지만 또 다른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당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3선의 성일종(충남) 의원은 계파 청산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친한·친윤 계파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며 “계파 정치를 혁파하고 선명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의도연구원 개혁과 최고위원 선출 방식 개편 등을 언급하며 당 조직 전반의 수술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장동혁 대표 거취 문제를 꼽고 있다.
후보별 입장도 뚜렷하게 갈린다.
정점식 의원은 “지도 체제 지속 여부나 복당 문제를 놓고 당이 다시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사실상 장 대표 체제 유지와 한동훈 의원 복당에 모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도읍 의원은 “장 대표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자진 결단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동훈 의원 복당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가장 적극적인 수용 입장을 보였다.
성일종 의원은 “장 대표가 헌신했고 고생했다”면서도 “민심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우파의 큰 자산이지만 서두를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이날 개최한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쏟아졌다.
경남 지역 이성권 의원은 “국민의힘은 패배했다”며 “정신승리식 해석으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서울 지역 김재섭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만 보고 승리했다고 하는 것은 모욕”이라며 “서울은 두 글자로 표현하면 참패”라고 평가했다.
대구 지역 우재준 최고위원도 “대구 선거에서 장 대표의 영향력은 사실상 없었다”며 “결국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과 책임론이 작동한 선거였다”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정연욱 의원은 “보수 대통합 전략이 오히려 중도 확장 이미지를 덮어버렸다”고 평가하며 지도부 전략의 한계를 지적했다.
중진들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5선 권영세(서울) 의원은 “이번 선거는 사실상 진 선거”라며 “지도부 사퇴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장동혁 체제 신임투표’ 성격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도읍 의원이 당선될 경우 지도부 쇄신론과 한동훈 복당 논의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정점식 의원이 승리하면 현 지도부 중심의 안정적 수습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일종 의원이 당선될 경우 계파 청산과 당 구조 개혁을 중심으로 한 중도 성격의 변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원내 전략을 결정하는 선거가 아니라 장동혁 대표 체제의 존속 여부와 한동훈 변수의 당내 복귀 가능성을 가늠하는 사실상의 당 진로 투표가 됐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 권력 지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