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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6·3 지방선거 ‘재선거’ 가능성은..
정치

6·3 지방선거 ‘재선거’ 가능성은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6/10 17:23 수정 2026.06.10 17:24
전국 16개 대학 ‘시국선언’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후폭풍이 정치권을 넘어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와 재선거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집단 시국선언에 나서면서, 향후 ‘청년 주도 민주주의 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법조계와 선거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광역단체장 선거를 포함한 전면 재선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10일 국민의힘이 공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별도 위원회의 ‘심의·의결’ 없이 사무총장과 선거정책실장의 내부 전결만으로 지방선거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 대비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침에 따라 일부 지역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절반 수준만 인쇄했고, 결과적으로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최대 105분 동안 투표가 중단된 사례가 확인됐으며, 일부 투표소는 중단 시간조차 정확히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투표용지 부족 상황 발생 시 추가 ‘인쇄·배부’ 절차나 책임 분담에 대한 별도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선거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은 대학가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경희대·부산대·전남대 등 전국 16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동시다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들은 “1987년 시민과 대학생들이 쟁취한 참정권이 국가기관의 부실한 선거관리로 침해됐다”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중앙선관위 구조개혁 등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움직임은 과거 ‘등록금·노동·사회 현안’ 중심의 학생운동과 달리 ‘선거권·참정권’이라는 민주주의 핵심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전국 대학 총학생회 연대체 구성과 범청년 시민운동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지역 정치학 교수는 “청년 세대가 정치적 진영 논리를 떠나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주의 절차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작지 않다”며 “1987년 민주항쟁의 상징성이 결합되면서 상징적 정치 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면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법률적 장벽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공직선거법 제224조는 선거규정 위반 사실이 있더라도 해당 위반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선거무효 또는 당선무효를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절차적 하자만으로는 부족하며,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실제 당락을 뒤집을 수 있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한다.

문제는 투표 의사가 있었으나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수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전국 부족 투표용지는 7194장 수준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곳은 서울 42곳, 경기 23곳, 인천 11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경남·전남 각 2곳, 충북·전북 각 1곳등 91개 투표소다.

투표용지 부족분도 처음에는 4천726장이라고 보고됐지만, 전날 선관위가 국민의힘 정희용(칠곡·성주·고령) 의원실에 새로 제출한 자료에선 7천194장으로 늘었다.

따라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당선자와 낙선자의 표 차이는 6만여 표에 달해 결과를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헌법재판소 출신 노희범 변호사도 “광역단체장 선거무효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다만 일부 기초의원이나 비례대표 선거처럼 표 차가 극히 적은 선거구는 법원이 별도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국의 핵심이 재선거 성사 여부보다는 선관위 개혁 논의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투표용지 인쇄 기준 결정 과정에서 공식회의가 생략된 점, 위기대응 매뉴얼 부재, 상황 보고 체계 미흡 등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선관위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가와 시민사회가 가세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을 넘어 제도개혁 요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재선거는 법률적으로 쉽지 않지만, 선관위 책임론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국정조사와 특검, 조직개편 논의가 하반기 정치권의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재선거 성사 여부와 별개로 한국 민주주의의 신뢰 회복과 선거관리 체계 개혁이라는 더 큰 과제를 남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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