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스틸아트페스티벌
거대한 철강 산업 단지와 맞닿은 대송초등학교의 아침 풍경이, 차가운 담장 대신해 아이들의 발걸음을 환영하는 따뜻한 예술의 길로 새롭게 열렸다.
포항문화재단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추진된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 펜스>를 대송초등학교에 최종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장을 넘어, 도시 일상 속으로 스틸아트페스티벌의 무대를 확장하고자 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그동안 ‘철강’이라는 산업적 자산을 예술로 재해석하며, 산업과 예술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최근에는 작품 전시를 넘어, 도시의 공간과 시민 일상, 지역 공동체의 삶으로 스틸아트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송초등학교 아트펜스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생활형 공공미술’의 대표적 사례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철강기업이 공공미술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기존 출품 중심에서 나아가, 철강 기술과 현장 역량이 지역의 일상 공간을 변화시키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 의미 있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작업에는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중앙수리섹션과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이 기술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지역 출신의 이향희 작가(회화)와 포항에서 활동 중인 정미솔 작가(일러스트), 그리고 대송초등학교 전교생이 작품 제작에 함께 참여해 공동체적 의미를 더했다.
전문 기술진의 숙련된 작업, 예술가들의 상상력,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이 어우러지며 삭막했던 학교 담당은 밝고 활력 넘치는 예술의 길로 변모했다.
아트펜스의 중심에는 포항 원로작가 박이득의 첫 동화 『복실이 꽃신』이 있다.
유기견 ‘복실이’가 가족을 만나고 삶의 자리를 찾아가는 이 이야기는 정미솔 작가의 따뜻한 일러스트 원화를 바탕으로 철판 위에 옮겨졌다.
생명 존중과 공감의 메시지가 산업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아이들과 조용히 시선을 맞추며, 문학, 미술, 공공미술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향희 작가의 작품 <포항의 길을 따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출근길을 회상하며 그린 그림으로, 포항의 바다와 철강 산업 풍경을 함께 담겨있다. 특히 작품 하단에 새겨진 아이들의 직접 그린 그림과 발자국은 이 길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또렷하게 말해준다.
아트 펜스가 설치된 이후, 대송초등학교 주변 풍경은 확연히 밝아졌다. 겨울방학 돌봄교실을 향한 발걸음에서 시작해, 봄이면 매일 아침 등굣길로 이어질 이 길은 이제 지역 사회의 문화적 감수성을 일깨우고 공동체의 기억을 쌓아가는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아트펜스는 ‘산업에서 일상으로, 전시에서 생활로’ 라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일상이 곧 예술이 되는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오대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