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장동혁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이 중대 분수령에 섰다.
‘절연 선언’이냐, ‘함께 가기’냐를 둘러싼 선택이 보수의 텃밭 TK(대구·경북) 민심의 향배를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본지가 접촉한 TK 지역 정치권·상공계·보수 원로들의 목소리는 한마디로 “이제는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한다”는 기류와 “분열은 곧 패배”라는 위기감이 교차했다.
대구의 한 당협 관계자는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도 ‘계속 과거에 묶여 있어선 지방선거 어렵다’는 말이 많다”며 “선고 이후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의 한 중견 기업인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당이 유튜버 논쟁에 매달리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중도·청년층은 이미 마음이 많이 떠난 상태”라고 우려했다.
실제 TK에서도 “민주당은 결집해 있는데 우리는 왜 내부 총질이냐”는 자성론이 확산 중이다.
한 재선 의원은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지도부가 보수 재건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형식적 유감 표명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강성 지지층은 결이 다르다.
대구 달서구의 한 당원은 “윤 전 대통령을 손절하면 당의 정체성이 무너진다”며 “절연은 곧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의 영향력도 여전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유튜브 여론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선 “그 지지층이 전당대회와 경선의 현실”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보수 원로 그룹에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경북의 한 전직 의원은 “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과 없이 외연 확장은 불가능하다”며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원로는 “선고 이후에도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면 TK조차 등을 돌릴 수 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TK는 전통적 보수 아성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총선과 여론 흐름에서 ‘묻지마 지지’는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항의 한 시의원은 “지역 민심도 예전 같지 않다. 인물·비전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며 “당이 분열 이미지를 못 벗으면 기초단체장 선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기자회견 형식의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메시지의 수위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 두기 ▲원론적 유감 표명 ▲사법 판단 존중 입장 천명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TK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민심은 누굴 지키느냐보다, 무엇을 지킬 건지 답해야 할 때다”고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진단했다.
여하튼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는 단순한 사법 판단을 넘어 보수 재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TK는 지금 ‘의리’와 ‘확장’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을 수습하고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지, 아니면 또 한 번의 분열을 반복할지, 보수의 심장부가 답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