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국적으로 물 폭탄으로 고생하고 있다. 6월말 짧은 장마가 끝나서 폭염만 생각했는데 다시 폭우가 쏟아지니 장마가 끝났다고 끝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경남 산청군에서는 4일간 800mm가 왔다. 연평균 강수량이 1000mm 안팍인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에 수백 mm가 내렸다면 그야말로 물폭탄이다. 전쟁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산사태로 마을이 고립되고 희생자가 나오는 등 초토화 된 듯하다.
호남지역이나 충남지역에도 폭우 피해가 있었다. 지하철역이 침수되고 제방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컸다. 뉴스를 보니 수해를 당한 피해자가 피해를 확인하러 온 군수를 폭행하는 불미스러운 사고도 발생하였다.
언론에서는 괴물폭우라는 표현까지 등장하였다. 예전에 볼 수 없는 폭우이기 때문이다. 말을 만들어 내는 수준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런 전쟁의 와중에서도 활동을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비가 덜 오는 지역에서는 미리 계획된 활동은 하게 된다. 물론 자제를 해야 하겠지만 코로나 때처럼 활동을 올 스톱 할 수는 없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그래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지난 17일에는 포항에서 열린 모임에 갔다. 전국에 흩어진 친구들이 1년만에 만나는 날이다. 비가 와서 취소를 하려다가 한 달 전부터 준비한 모임이라 취소할 수 없었다고 했다. 나는 비가 걱정이 되어 차를 몰지 않고 대구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포항터미널에서 모임장소에 가려면 택시를 잡아야 했다. 예전에는 터미널에 택시가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렸는데 이날은 대기하는 택시도 없다. 지나가는 택시가 승객을 내리기 위해 멈추기에 잽싸게 잡아서 타려고 하니 예약된 택시라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태워줄 수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걸어서 갔다. 모임장소는 효자동 형산강변의 의 식당이라서 별로 먼 거리가 아니다. 맑은 날이면 금방 가는 거리다.
평상시라면 운동 삼아서도 걷곤 한다. 그러나 비가 오는데 우산을 쓰고 가려니 힘이 들었다.
가면서 형산강을 보니 흙탕물이 가득찼지만 제방은 안전해 보였다. 그나마 포항지역은 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왔거나 하천정비가 잘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2022년 태풍 힘남노의 피해가 있었지만 이번 폭우에서는 안전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에 친구들이 많이 왔다. 한 친구는 부산에서 왔는데 운전하는데 앞이 안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부산지역은 우리지역 보다는 비가 많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재난 당국에 의하면 이번 폭우로 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지난봄 경북 북부지방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과 같은 수준이다. 그런데 폭우가 그치자마자 다시 폭염이 우리를 덮친다.
폭염도 이제는 재난이다. 재난이 이어지는 것이다. 요즘 기후로 인한 재난은 그야말로 물불을 안 가리는 상황이다. 우리는 재난에 수시로 노출되는 시대에 살게 된 것 같다.
이런 재난을 아직은 사람의 노력으로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제방을 쌓는 등 대비를 하면 피해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폭우나 폭염이 오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다.
다행히 이번 폭우에 우리지역은 큰 피해는 없다. 그러나 안도할 수만은 없다. 다음 폭우 때는 비구름이 언제 우리지역으로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재난과의 전쟁에서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물 폭탄을 예고되면 우선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안전을 생활화하여 피해를 입을 확률을 줄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아직은 인간이 자연을 완전히 이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