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지면서 후보 간 '氣'싸움도 치열한 모습이다.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20일 출마 회견 직후, 경기 가평과 경남 산청 등 수해현장을 잇달아 찾았다.
김 전 지사는 22일에도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충남 예산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당 지도부와 대민 지원을 하는 이유에 대해, 김 전 지사는 "(당과) 같이 왔다. 같은 당인데 따로 올 게 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이 김 전 지사가 현역 의원들과 함께 접촉면을 늘리자, 당심(黨心) 공략을 본격화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지사는 앞서 출마 회견에서 "당이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친한계 6선의 조경태 의원도 이날 보수의 성지이자 TK(대구·경북) 텃밭인 대구를 찾아 보수 지지층 공략에 나섰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참배하는 사진을 올리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국가산업의 대동맥을 잇게 만든 혜안은 우리 후손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그 리더십을 받들어 무너져 내린 대구·경북부터 다시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조 의원은 대구 수성구 소재 대구시당에서 기자 회견을 갖는 등, TK에서 지지세를 확장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수도권 4선의 안철수 의원은 전날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 보수 논객으로 불리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잇달아 만나며 자신이 '개혁 주자'를 부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안 의원과의 만찬에서 "지금은 보수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중차대한 시기다. 극단주의와의 결별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고 안 의원 측은 전했다.
또 안 의원은 조 대표에게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의 길, 혁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 중인 한동훈 전 대표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내놓으며, 극우세력과 각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한길 강사는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선동하고 있다"며 "그런 극우 인사가 입당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극우 인사를 연사로 초청하는 행사가 연달아 열리는 상황에서 전통의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극우 정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극우화를 막아내려 애쓰는데, 이재명 정부는 오히려 강준욱 비서관 같은 극우 인사를 중용한다"며 "이참에 전한길 강사 같은 보수를 망가뜨리는 극우 인사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데려다 중히 쓰시면 '윈윈'이겠다"고 비꼬았다.
다만,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정치 행보에 대해 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말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초반에는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빨리 극복하고 이재명 정부와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마를 권유했었다"면서도 "이후 당이 굴러가는 과정을 보니 '윤(윤석열) 어게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비대위에 잔뜩 포진하고,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절연하려는 의지가 없는 이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더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연말에 있었던 사태들, 대표가 뭘 하든지 간에 계속 뒷다리를 잡고 공격하고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반복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모적인 일을 계속할 필요가 있나"고 반문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또 "지금 반대쪽에서는 전한길 씨와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는데, 자칫하다 당 대표 경선이 '극우들의 잔치판'처럼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에게 '다른 거 따지지 말고 그렇게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출마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 씨에 대해서는 "6월에 입당했으니 3개월이 지나야 책임 당원의 권리가 생긴다"면서도 "비대위에서 무리해서 출마 기회를 주기로 결의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22일 충북 청주시 청주오스코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현재까지 김문수 전 지사를 비롯해, 안철수· 조경태· 장동혁 의원 등이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