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6선의 주호영(수성구) 의원의 법적 대응이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고등법원이 22일 주 의원의 항고를 기각함에 따라,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대구시장 선거판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며 지역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서울고법 민사25-1부는 이날 오후 주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에서 “공천은 정당 자율성 보장이 강하게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1심과 같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주 의원은 당내 경선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주 의원 측은 그동안 “항고심 판단을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이제는 ‘승복 후 백의종군’이냐 ‘무소속 출마 강행’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지역 정가에서는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로 기울 가능성도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원칙과 상식을 지키겠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주 의원의 지지 기반이 탄탄한 만큼, 출마 강행 시 보수 표심이 갈리며 선거 구도가 ‘다자 대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경선에 오른 유영하·추경호 의원 측은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영하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공당의 절차를 무시한 단일화는 공적인 자세가 아니다”며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오더라도 단일화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추경호 의원 역시 지난 19일 토론회에서 “유 후보의 입장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과거와 같은 ‘보수 단일화’를 통한 극적 타결보다는 끝까지 완주하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대구 정치권은 주 의원의 행보에 따라 보수 진영의 분열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상황에서 보수 후보가 난립할 경우, ‘텃밭’이라 자부하던 대구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 지역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주 의원이 실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행보와 맞물려 보수 표심이 3~4갈래로 쪼개질 수 있다”며 “사법부의 판단이 끝난 만큼 당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이나 주 의원의 결단이 선거 전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번 기각 결정 직후 기존의 유영하·추경호 2인 본경선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주 의원은 이번 주 중 입장문을 통해 향후 거취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원이 정당 공천의 ‘고도의 정치적 영역’을 인정하며 당의 손을 들어줬지만, 정치적 갈등까지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주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이번 6·3 대구시장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하고 복잡한 셈법 속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