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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한국, 쿠팡 마녀사냥·미국기업 차별”..
경제

“한국, 쿠팡 마녀사냥·미국기업 차별”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1/14 20:17 수정 2026.01.14 20:17
미의회, 통상전쟁 ‘불씨’

미국 연방의회가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와 쿠팡에 대한 책임 추궁을 두고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한미 간 통상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차관급 인사를 급파해 해명에 나섰지만, 미국 정치권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청문회를 열고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개인정보 관련 법·제도를 집중 문제 삼았다.
공화당 소속 에이드리언 스미스 무역소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명백히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입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한미 무역 합의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미스 위원장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둘러싼 한국 정부와 국회의 대응을 “차별적 규제의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고, 창업주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사실상 ‘미국 기업에 대한 표적 규제’라는 논리를 편 것이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워싱턴DC로 보내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적극 해명에 나섰다.
여 본부장은 미 의회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하며 “한국의 디지털 규제는 특정 국가나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같은 청문회에서 공화당 캐롤 밀러 의원은 “한국은 최근 미국 경영진 2명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쿠팡 한국 임시대표 해롤드 로저스와 김범석 의장을 사실상 콕 집어 언급했다.
그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검열법”이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공화당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수전 델베네 하원의원도 “워싱턴주에 본사를 둔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로부터 한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교역 규범을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며 의회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측이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한국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다.
당시 양국은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고, 개인정보를 포함한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히 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정치권은 한국의 최근 입법과 규제 움직임이 이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규제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측면이 있을 뿐, 차별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규제 그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미 무역법 301조 조사 등 통상 압박 수단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쿠팡에 대한 조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명백한 사안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미국 내 정치·산업적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사안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쿠팡 논란을 넘어 한미 간 디지털 규범 충돌의 전조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 플랫폼 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한국의 입법 주권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는 양상이 반복될 경우, 통상·외교 전반으로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차관급 설명만으로는 미국 의회의 인식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한미 간 근본적 시각차를 조정하지 않으면 갈등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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