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22대 총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다만, 허위 학력 기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 표현의 허용 한계를 명확히 한 판결로, 향후 선거 실무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 부원장의 상고심에서, 여론조사 결과 왜곡 공표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장 부원장은 22대 총선 막바지인 지난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홍보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문자 메시지 형태로 부산 수영구 유권자들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가 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 33.8%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후보 33.5% ▲무소속 장예찬 후보 27.2%였다.
그러나 장 부원장은 자신을 지지한 응답자 중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묻는 문항에서 나온 86.7% 수치를 인용해, 카드뉴스 상단에 ‘장예찬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위’라는 문구를 크게 배치해 홍보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행위를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반면 2심은 “부적절한 면은 있으나, 카드뉴스를 유심히 보면 당선 가능성을 직접 표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해당 홍보물은 카드뉴스 형식의 이미지가 핵심이며, 가장 위쪽에 ‘장○○!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위!’라는 문구가 가장 큰 글자로 기재돼 있다”며 “일반 선거인이라면 장 부원장이 여론조사 당선 가능성 항목에서 1위로 조사됐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허위사실 공표 여부는 문구를 세밀히 해석할 것이 아니라, 해당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
이는 향후 여론조사 인용 방식과 선거 홍보물 제작 관행 전반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위 학력 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장 부원장은 후보자 등록 당시 학력란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국립음악대학교 음악 학사과정 중퇴(2008.9~2009.8)’라고 기재했으나, 실제로는 ‘주이드 응용과학대학교(Zuyd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소속 음악학부에 재학하다 중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국내 정규 학력은 학교명을 기재해야 하지만, 국내 정규 학력에 준하는 외국 교육과정의 경우 반드시 외국 대학명을 기재해야 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