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단식’ 엿새째
초재선 결집 “통합 해야”
통일교·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을 요구하며 엿새째 단식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침묵 자체가 부패에 대한 자백”이라며 투쟁 의지를 거듭 밝혔다.
장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건강 악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당내 소장파와 중진 인사들이 잇따라 농성장을 찾으며 당 결집과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장 대표는 20일 오전 9시 20분께 단식 농성 이후 처음으로 국회 본관 밖에 모습을 드러내고 취재진과 만나 “목숨을 걸고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민주당에 답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끝내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재판에서 계속 부인만 하는 피고인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이유는 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내 답하지 않으면 사실상 자백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무응답은 이미 자백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단식은 민주당의 답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며 “답하지 않는 그 자체가 국민 앞에서의 자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꽃이 피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 아니라, 봄이 오기 때문에 꽃이 피는 것”이라며 “지금 국민과 의원들의 목소리는 꽃을 피우는 과정이고, 곧 변화의 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자필 글을 올려 “단식 엿새째,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이제 더욱 분명해졌다.
정권이 흔들릴 정도의 부패가 있다는 확신”이라며 “내가 버틸수록 그 확신은 강해질 것이고, 민주당은 이 순간에도 자백을 반복하고 있다.
국민의 심판, 국민의 특검은 이미 시작됐다”고 적었다.그러나 장 대표의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농성장으로 복귀한 장 대표는 국회 의료진의 검진을 받았으며, 약간의 소금과 물만 섭취한 채 대부분 누운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전날보다 눈에 띄게 기력이 떨어져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때 주변의 부축 없이는 휘청거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성권 의원은 “대화를 시도해도 장 대표께서 답변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이실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전했고, 의사 출신 서명옥 의원은 “전날 오후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치”라며 “의료진은 병원 이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지만 장 대표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당내 갈등을 멈추고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간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소장파 초·재선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엄태영·권영진·고동진·유용원·서범수·안상훈 의원은 이날 조찬 모임 직후 농성장을 찾아 장 대표를 격려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이 직접 농성장을 방문해 장 대표의 손을 잡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보수를 재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파동으로 극에 달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안철수 의원 역시 “장 대표의 단식은 당내 다른 갈등과는 별개의 문제로, 민주당을 상대로 쌍특검을 관철하기 위한 순수한 의지”라며 “단식 투쟁은 다른 현안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과 미래’는 이날 별도 결의문을 통해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어떠한 언행도 중단돼야 한다”고 밝히고,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한 국정 운영에 맞서 싸우는 장 대표의 단식을 적극 지지하며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여당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책임감이 있다면 제1야당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고, 쌍특검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김재원 최고위원,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정희용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이른 아침부터 농성장을 지켰으며, 전날 새벽 동조 단식에 들어간 김 최고위원 역시 24시간 넘게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이 향후 정국과 여야 대치 구도, 그리고 국민의힘 내부 통합에 어떤 변곡점을 만들지 주목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