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일주일째 무관심
“정치적 예의 아니다” 비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입법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한 지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대구·경북(TK) 정치권의 비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장 대표의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자, TK 지역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외면”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장 대표는 21일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해외 출장을 마치고 새벽 귀국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이런 것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여당은 아직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산소포화도 급락으로 의료용 산소발생기까지 착용한 상태였지만 병원 이송을 거부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TK 지역 중진 의원들은 장 대표의 단식에 대한 여당의 무대응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생명을 걸고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과 여당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정치의 영역을 벗어난 문제”라며 “찬반 이전에 사람에 대한 예의, 정치적 도의가 먼저”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한 초선 의원도 “정권이 바뀌어도 야당 대표 단식에 최소한의 메시지는 내는 것이 관례였다”며 “지금의 침묵은 오히려 정국을 더 악화시키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TK 정치권에서는 과거 사례와의 비교도 잇따르고 있다.
2019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에 들어갔을 당시, 단식 첫날부터 청와대 정무수석이 현장을 찾았고, 단식 8일째에는 국회 사무총장까지 만류에 나섰다.
경북의 한 원로 정치인은 “당시엔 여야를 막론하고 ‘단식 정치’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금처럼 완전한 침묵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TK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당내 이슈가 아니라 TK 민심과 직결된 문제로 보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대구 지역 한 정치권 관계자는 “TK는 보수의 심장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동시에 ‘불공정’과 ‘특권’ 문제에는 누구보다 민감한 지역”이라며 “여당이 이 문제를 방치하면 TK에서도 피로감과 반감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검 수용 여부와 별개로, 장 대표의 단식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가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TK 정치권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건강 악화를 우려해 단식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이 “결사단식 중단”을 공식 건의한 데 이어, 지역 당협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장 대표가 쓰러지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경북의 한 당협위원장은 “장 대표의 결기는 충분히 전달됐다”며 “이제는 정치적 투쟁의 방식과 국면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의 단식이 7일을 넘기며 TK 정치권의 관심은 여당의 다음 선택으로 집중되고 있다.
정부·여당이 침묵을 유지할 경우, 이번 사안이 단순한 특검 논쟁을 넘어 정권의 정치적 태도 전반에 대한 평가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TK의 한 중진 의원은 “이제 공은 전적으로 여당에 넘어갔다”며 “응답하지 않는 정치가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