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이제부터라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장 대표의 단식 중단은 ‘투쟁의 종료’가 아니라, 당내 권력 구도와 6월 3일 지방선거를 향한 새 국면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22일 국회 로텐더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식 중이던 장 대표를 직접 찾아 “정부·여당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 발언은 장 대표 개인을 넘어 현 여권 지도부 전체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장 대표의 단식을 “아무것도 얻지 못한 투쟁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며, 단식을 정치적 희생과 진정성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장 대표에게 ‘명분 있는 후퇴’를 가능하게 했고, 동시에 향후 정치 행보에 강력한 상징 자산을 남겼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방문은 장동혁 개인을 보호하는 동시에, 여권 내 책임 회피 행태를 국민 앞에 드러낸 장면”이라며 “단식 중단 자체보다 그 과정이 더 큰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그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인연으로 ‘친한계 핵심’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번 단식 국면에서 한 전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런 것 하나 못 풀면서 어떻게 정치 현안을 풀겠느냐”며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판단력을 정면 비판했다.
이 대목에서 장 대표의 정치적 위치는 미묘하게 이동했다.
한동훈계의 정치적 부담을 대신 떠안은 인물에서, 한동훈계조차 외면한 투쟁의 주체로 바뀐 것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장 대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친한계에 종속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자적 정치 브랜드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개적 격려는 장 대표를 ‘보수 정통성의 한 축’으로 격상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단식 중단 선언에서 “진정한 단식은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투쟁의 방향을 ‘개인 희생’에서 ‘집단 정치 행동’으로 전환했다.
이는 향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릴레이 투쟁 △특검 공세 강화 △대여 공세 프레임 재정비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당 원로를 포함한 야권 인사들의 집단적 침묵이다.
장 대표 측 인사들은 “격려 전화 하나 없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는 향후 공천 과정과 선거 전략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의 정치적 선택은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TK는 전통적으로 ‘강경 보수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며, 단식 투쟁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은 상징성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단식은 장동혁 개인의 체력 싸움이 아니라, 보수 정치의 방향성을 둘러싼 전초전”이라며 “6·3 지방선거에서 그 결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단순한 위로 차원이 아니었다.
8일간 단식 투쟁을 이어온 장 대표를 향한 한마디는 대구·경북(TK) 보수 민심을 향한 정치적 신호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신호는 지금 TK에서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라는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TK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말은 TK 유권자들이 그동안 쌓아온 불만을 대변한 것”이라며 “희생하는 사람은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TK 지역에서는 장 대표의 단식을 두고 “지나치다”는 평가보다 “그래도 저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특히 중진급 핵심 인사들의 침묵은 "TK 보수층에게 무기력과 거리감으로 인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단식을 두고 정치적 계산 여부를 따지는 시각도 있지만, TK 민심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쟁점은 특검 자체보다 정치인의 태도와 책임이라는 것이다.
경북 북부 지역의 한 국민의힘 당원은 “특검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자기 편 사람이 쓰러질 때 찾아와 보지도 않는 정치가 더 문제”라며 “그게 TK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정서는 한 전 대표의 부재가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준석 대표의 공개 비판 역시 TK에서는 적잖은 공감을 얻고 있다.
장 대표의 단식 중단은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TK 민심에 새로운 변수를 던졌다.
TK 유권자는 △무조건적인 국민의힘 지지 △ 중앙 정치에 대한 신뢰 △공천 과정의 공정성, 이 세 가지에 대해 다시 묻기 시작했다.
특히 “장동혁 같은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당이 지역 후보를 제대로 지킬 수 있겠느냐”는 인식은 향후 공천 국면에서 조용한 심판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 지역 원로 정치인은 “TK 민심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한 번 돌아서면 냉정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장동혁 대표의 단식을 멈췄지만 TK 민심이 던진 질문은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
누가 책임지는 정치인가. 누가 사람을 지키는 정치인가라는 것이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