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파행을 거듭하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시선이 청문회 결과로 쏠리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야 간사는 22일 이 후보자의 청문회 자료 제출을 전제로 23일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자료 제출 미비로 무산됐던 청문회는 나흘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날 “민주당 정태호 간사와 기획예산처 임기근 차관이 오전 중 청문회 관련 자료를 반드시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자료가 제출되면 23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아파트 부정 청약 ▲영종도 부동산 투기 ▲보좌진 폭언·갑질 ▲증여세 탈루 ▲자녀 병역 특혜 등 다수 의혹에 휩싸여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증여세 의혹 해명 자료 ▲반포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관련 자료 ▲해외 송금 내역 등을 핵심 제출 요구 자료로 제시해왔다.
재경위는 TK 출신 국민의힘 임이자(경북,문경/상주)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당초 여야는 지난 19일 청문회를 열기로 했으나, 자료 제출 문제를 둘러싼 공방 끝에 회의가 파행되면서 이 후보자는 당시 회의에 출석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여야는 자료 제출과 청문회 개최를 놓고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공전해왔다.
특히 보수 야당 출신인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전날로 이미 도과된 상황에서, 이번 합의는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막판 봉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TK 정치권에서는 청문회 개최 자체보다 ‘자료 제출의 실효성’을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한 국민의힘 TK 지역 의원은 “의혹이 워낙 구체적인 만큼 말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청문회 하루 연기 합의가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되고, 자료로 진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TK 정치권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과거 보수 진영 인사라는 점 때문에 여권이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지역에 있다”며 “오히려 이런 경우일수록 원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혜훈 후보자와 관련해 ‘인사 검증은 국회의 권한과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은 개별 의혹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인사청문회를 통한 검증 과정이 충실히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단순한 인사 검증을 넘어, 향후 여야 간 인사청문 정국의 기준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