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내란전담재판부법’을 두고 “헌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위헌 법률”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또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권한쟁의심판까지 동시에 제기하며 여권의 입법 드라이브에 정면으로 맞섰다.
국민의힘은 26일 헌법재판소에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은 12·3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사건을 전담 재판부에서 심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구서에서 이 법이 ▲평등권 ▲재판청구권 ▲국민투표권 ▲정당 활동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범죄 유형과 피고인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법관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곽규택 의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범죄와 피고인을 차별하는 것은 명백한 평등권 침해”라며 “사건 성격에 따라 법원을 따로 만들어 재판하는 것은 사실상 사법 보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도 함께 청구했다.
이들은 내란전담재판부법과 함께 ‘온라인 입틀막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충분한 심의 없이 본회의에 기습 ‘상정·가결’됐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수정안들이 원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습적으로 상정돼 가결·선포됐다”며 “국회의원들의 실질적인 심의·표결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지난해 12월 해당 법안 처리 과정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며 “특정 정치 사건을 겨냥한 재판부 설치는 삼권분립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시도”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장 대표 측은 “사법 시스템을 정치 문제 해결 도구로 삼는 순간, 다음 정권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번 헌법소원은 단순한 정당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한 변호사는 “특정 사건을 전제로 한 재판부 설치는 ‘사후 입법’ 논란과 함께 평등권 침해 여부가 헌재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헌재 판단에 따라 입법 관행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