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포항 북구 김정재 의원과 관련된 공천헌금 녹취 논란도 재차 조명되며 포항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뇌물 특검 거부는 검은돈 단절 거부이자 정치개혁 거부”라며 “민주당은 꼼수를 부리지 말고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특검을 회피하겠다는 것은 6·3 지방선거 역시 뇌물 공천으로 치르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공세는 민주당이 앞서 김정재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 녹취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데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에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이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이철규 의원에게 “웬만하면 단수를 해달라”고 요청하며 “보통 3억~5억 원을 주고 캠프 전체가 지지선언을 하게 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 이게 걸리면 당이 망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공천 돈거래가 일상화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실제 금품 수수와는 무관한 정치적 대화”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여야 공방이 격화되면서, 김정재 의원은 의도치 않게 공천헌금 논쟁의 상징적 인물로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정치권 논란 속에서 국민 여론은 공천헌금에 대한 강력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로컬(사단법인 한국지역언론인클럽)이 여론조사기관 에브리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천헌금 근절 방안’으로 응답자의 36.6%가 ‘공천 관련 범죄 처벌 강화’를 꼽았다.
이어 ‘공천 심사 투명성 강화’ 32.9%, ‘전문가 및 일반 국민 참여 확대’ 16.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TK)에서 ‘공천 관련 범죄 처벌 강화’ 응답이 47.1%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이며, 다른 지역과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지지층 조차도 39.3%가 '공천 관련 범죄 처벌 강화'을 첫 번째로 선택했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공천헌금은 정치권이 반드시 청산해야 할 구태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여야를 불문하고 강력한 처벌이나 제도적 장치 없이는 근절이 어렵다는 국민 인식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포항 북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논란을 두고 “김정재 의원 개인의 문제로 볼 수 있느냐, “아니면 정치권 전반의 구조적 병폐냐”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북구 당협위원회 인사들은 “실제 금품 수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국회의원을 정치 공세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반면 북구 주민 A씨(55세)는 “녹취에서 ‘공천 돈거래가 일상화돼 있다’는 표현이 나온 것 자체가 충격”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지적했다.
포항 북구의 한 직장인(40대)도 “김정재 의원이 실제로 돈을 줬느냐보다, 그런 문화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더 큰 문제”라며 “정치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수의 텃밭인 TK 지역은 ‘공천 관련 범죄 처벌 강화’ 요구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헤 포항 정치권 관계자는 “TK 민심은 ‘그동안 당해 온 만큼 이제는 제대로 손봐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다”며 “김정재 의원 논란 역시 단순한 정당 공방을 넘어 지역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과 맞물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김정재 의원은 공식적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앞으로 김 의원이 ▷침묵 유지 ▷정면 해명 ▷구조적 개혁 주장으로 프레임 전환 중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포항 북구 민심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항 북구 한 정치권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천 투명성 문제는 지역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라며 “김정재 의원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향후 지역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구지역 기초 및 광역의원에 대한 공천권 행사시 비밀리에 공천 헌금을 받을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밀려 올것이다"고 경고했다.
여하튼 공천헌금 논란이 다시 정치권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포항 북구 역시 중앙 정치 공방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이번 논쟁이 단순한 여야 공방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제도 개혁과 수사로 이어질지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포항 북구는 다시 한 번 ‘정치 개혁의 시험대’에 서게 됐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