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특정 국회의원에 대한 허위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매체 기자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되면서, 정치·시사 유튜브 방송의 구조적 위험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보도 책무를 저버린 왜곡 보도가 사법부 판단으로 확인된 가운데, 정작 시청자들은 ‘누가 말하느냐’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튜브 정치방송의 파급력과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대법원은 최근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관련 허위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뉴탐사’ 소속 기자 2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방송이 사실관계 확인을 소홀히 한 채 허위 내용을 공표했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게시됐다고 판단했다.
1·2심과 대법원 모두 “주요 사실을 은닉·과장·윤색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오도했다”며 “언론인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못 박았다.
특히 선거 직전 유튜브라는 매체 특성을 활용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반복 노출한 점을 중대하게 봤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유튜브도 언론의 외피를 쓰는 순간, 기존 언론과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콘텐츠 선택 방식이다.
뉴스피릿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 이상(41.9%)이 유튜브 콘텐츠를 고를 때 ‘진행자 및 패널’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썸네일(16.0%)이나 조회수·구독자 수(6.3%)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 경향은 더 뚜렷해 40~50대에서는 절반 가까이가 ‘누가 말하느냐’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소비했다.
이는 유튜브 정치·시사 방송이 사실 검증보다 인물 신뢰에 기반한 ‘의견 소비’ 구조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정 진행자나 패널에 대한 신뢰가 곧 콘텐츠의 진실성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지점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는다.
기존 언론은 데스크·편집국·법무 검증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유튜브는 개인 또는 소규모 제작진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여기에 시청자 충성도가 결합하면, 사실과 의견의 경계는 쉽게 무너진다.
이번 뉴탐사 사례 역시 특정 진행자와 채널에 대한 신뢰가 이미 형성된 상태에서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 ‘사실처럼’ 소비됐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한 법조계 인사는 “유튜브 정치방송은 한번 신뢰를 얻으면 반론이나 정정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폐쇄적 여론장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유튜브 선거방송에 대한 규제 강화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크다.
선거 시기 허위정보 유포에 대한 처벌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거나, 일정 요건을 갖춘 정치·시사 채널에 준언론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관건은 플랫폼과 제작자, 시청자 모두의 인식 변화다.
유튜브 정치방송은 이제 ‘대안 언론’의 단계를 넘어, 실제 선거와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신뢰를 무기로 성장한 만큼, 그 신뢰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가 향후 유튜브 정치방송의 생존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