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우려와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1인1표제 재추진에 이어 ‘깜짝 합당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당내 권력 구도 논쟁이 격화되는 양상이지만, TK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선거에 도움이 되기보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북 지역의 한 민주당 전직 지방선거 후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TK는 이미 민주당이 쉽지 않은 지역인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은 중도·무당층 이탈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며 “당내 절차 논란까지 겹치면서 현장에서 선거를 뛰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민주당 지역위원장도 “합당 자체보다도 시기와 방식이 문제”라며 “1인1표제, 합당 논란이 동시에 터지면서 ‘당 대표 연임용 정치’라는 인식이 지역에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TK에서는 ‘명심(明心) 논란’과 ‘밀약설’이 중앙 정치권 이슈를 넘어 지역 민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 지역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TK 유권자들은 여권 내부 갈등에 매우 민감하다”며 “대통령 의중을 둘러싼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당의 안정성과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조국혁신당 TK 인사들은 합당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 내 반발을 의식한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조국혁신당 대구 지역 관계자는 “TK에서 진보 진영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민주당 내부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방식은 오히려 통합의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의 한 혁신당 관계자 역시 “합당이 성사된다면 지역 조직 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지방선거 직전 합당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조국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기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민주당 지도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인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중앙위원 투표(2~3일)가 사실상 합당 정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K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1인1표제가 다시 부결될 경우 정 대표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가결되더라도 합당 논란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TK에서는 합당 찬반 이전에 ‘왜 지금이냐’는 질문이 훨씬 강하다”며 “이번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민주당은 TK에서 조직 정비는커녕 내부 수습에 매달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