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월 초 발표할 새 정강정책에 ‘건국’ ‘반공산주의’ ‘산업화’ 등 보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반면, 김종인 비대위 시절 도입됐던 ‘기본소득’ 개념은 강령에서 삭제된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체성 재정립과 함께 지역별 경선룰 개편을 병행하며, 장동혁 지도부가 보수 재결집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강정책·당헌당규 개정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에서 당헌·당규 전문에 보수 진영의 역사적 서사를 대폭 보강하기로 합의했다.
새 전문에는 ‘대한민국 건국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했고, 6·25 전쟁에서 공산주의와 맞서 싸워 이겼으며,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 풍요를 이뤘고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취지의 문구가 포함된다. 이는 보수·진보 진영 간 오랜 논쟁의 대상이었던 ‘건국’ 개념을 정면으로 명문화한 것으로,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보수의 적통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건국 시점을 1948년으로 명시할지는 최종 결정에서 제외하고, 헌법 정신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강정책 개편과 함께 공천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특히, 성범죄 및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의 경우 사면·복권 여부와 관계없이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이 적용된다.
현행 벌금형 이상에 한정된 컷오프 기준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도덕성 강화와 차별화된 공천 시스템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경선룰 개편 논의도 본격화됐다. 특위는 ‘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규정된 현행 경선룰을 지역별 인구·당원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권의 경우 당원 비중을 70%까지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텃밭과 험지에 동일한 경선룰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공유되고 있다”며 “TK 등 핵심 지지 기반에서는 당원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 의견 수렴을 거쳐 정강정책·당헌당규 개정안을 확정한 뒤, 2월 초 새 당명과 함께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강령 개정은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니다. 장동혁 지도부가 당 출범 이후 가장 명확한 방식으로 ‘보수 정체성 회복’을 선언한 사건으로 볼수 있다.
‘건국·반공·산업화’는 보수 진영의 핵심 키워드이자, 동시에 지난 몇 년간 당 내부에서조차 조심스러워했던 단어들이다.
기본소득 삭제는 중도 확장 노선의 상징적 후퇴로 읽힐 수 있지만, 지도부는 오히려 “보수의 뿌리를 분명히 한 뒤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이는 당내 이탈 조짐을 보였던 전통 지지층, 특히 TK 민심을 다시 묶어 세우겠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경선룰 역시 같은 맥락이다. TK에서 당원 70% 경선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선거는 사실상 ‘당심 경쟁’으로 재편된다.
이는 조직력이 강한 후보, 그리고 중앙 지도부와의 정치적 호흡이 맞는 인사에게 유리한 구조다. 따라서, 정체성 재정립 → 공천 기준 강화 → 당원 중심 경선. 이 세 축은 장동혁 지도부가 그리고 있는 보수 대통합 로드맵의 윤곽이며, 지방선거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새 강령에 ‘건국·반공·산업화’가 포함된 데 대해 TK 정치권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북의 A 국회의원은 “보수정당이 스스로의 역사를 명확히 밝히는 건 너무 늦은 결정”이라며 “TK 민심과 당의 간극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구 지역 당협 관계자는 “기본소득 삭제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당원들 사이에선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다만 경선룰을 둘러싼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된다.
TK 당원 비중 확대에 대해 정치 신인과 일부 초선 지방의원들은 “신인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다선 인사들은 “당의 뿌리를 지켜온 당원이 중심이 되는 게 정상”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강령 개정과 경선룰 논의는 장동혁 지도부가 TK를 확실한 정치적 기반으로 삼겠다는 신호”라며 “지방선거 공천 국면에서 TK가 다시 당의 중심 무대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