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불과 넉 달 앞둔 설 명절을 기점으로 대구·경북(TK) 정가에 ‘선거법 경고등’이 켜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명절 선물 제공은 물론 공천 헌금과 당내경선 여론조사 조작까지 엄정 단속을 예고하면서, TK 지역 출마 예정자와 유권자 사이에서도 “선물 하나도 조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3일)를 앞두고 설 명절 전후를 기점으로 위법 선거행위에 대한 예방·단속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명절 인사를 빙자한 선물 제공은 물론, 정당 공천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와 당내경선 여론조사 조작까지 전방위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예정자가 인지도를 높이거나 지지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명절 선물이나 식사제공 등 위법행위를 저지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설 연휴를 전후해 특별 예방·안내 활동을 집중 전개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입후보예정자와 정당,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을 대상으로 안내자료 배부와 방문·면담을 병행할 계획이다.
유권자의 각별한 주의도 요구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명절 선물이나 식사를 제공한 사람뿐 아니라 받은 사람도 처벌 대상이며, 제공 금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실제 지난 제8회 지방선거 당시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명의의 3만 원 상당 홍삼세트를 택배로 받은 선거구민 901명에게 총 5억9,408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또 지방의회의원 명의의 2만 원 상당 한라봉을 받은 78명에게는 1,680만 원, 국회의원 보좌관 명의의 4만 원 상당 곶감을 받은 124명에게는 2,960만 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 바 있다.
정당 공천 절차와 관련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강도 높은 단속을 예고했다.
선관위는 “경선이 당내 절차이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은 명백한 오해”라며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의 금지·제한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든지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수수하거나 정치자금을 주고받는 행위는 전면 금지된다.
실제로 입후보예정자가 시·도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인 국회의원에게 공천 헌금 명목으로 7천만 원을 건넨 사례는 징역 1년,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 수억 원의 공천 헌금을 제공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례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당내경선 여론조사 조작 역시 중대 범죄로 다뤄진다.
성별·연령을 허위로 응답하도록 유도하거나, 착신전환 등을 이용해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응답하는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여론조사 거짓 응답을 유도한 문자 발송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다수 전화번호를 착신전환해 24차례 중복 응답한 예비후보자에게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중앙선관위는 “명절 선물 제공이나 공천 관련 금품 수수 등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며 설 연휴 기간에도 신고·접수를 위한 비상연락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의 설 명절 전후 위법행위 단속 강화 방침에 대해 TK 정치권도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모두 “불필요한 오해를 살 행동은 피해야 한다”며 자체 관리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명절을 전후해 후보자나 당 관계자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곧바로 선거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역 조직과 출마 예정자들에게 선거법 준수 지침을 재차 공유하고 있다”며 “특히 명절 선물이나 식사 제공은 의도와 무관하게 문제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역시 “경선이 당내 절차라는 이유로 느슨하게 접근하는 관행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며 “공천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나 여론조사 개입 시도는 정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TK 지역은 현역 의원과 단체장, 예비후보 간 접촉이 잦은 만큼 명절을 계기로 한 위법행위 발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의회 관계자는 “선물 하나, 문자 하나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 역시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의 보호’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위법행위를 발견하면 국번 없이 1390번으로 즉시 신고·제보할 수 있고, 신고자의 신원은 법에 따라 철저히 보호된다.
또 중요한 기여가 인정될 경우 최고 5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