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국민 갈라치기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고 직격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강경한 부동산 규제가 경북 제1도시인 포항시의 주택·임대차 시장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대표는 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집 가진 국민을 공격해 표를 얻으려 하니 집값은 더 오르고, 집 없는 서민의 절망만 커진다"며 "부동산 정책의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부동산에서 정치를 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수도권을 넘어 포항 등 지방 중소도시의 체감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서는 "서울을 겨냥한 규제가 전국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지방은 거래만 얼어붙었다"며 "포항은 투기와 거리가 먼 도시인데도 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를 향해 "마지막 기회"라며 주택 처분을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시행 중인 각종 규제가 매각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문제는 이런 정책 충돌이 포항 임대차 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다.
포항은 산업단지 근로자와 전입 인구 비중이 높아 다주택자가 공급하는 전·월세 비중이 적지 않다.
다주택자들이 매각을 위해 세입자부터 내보내야 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전·월세 물량 감소와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포항은 대기업·중견기업 근로자, 하청·협력업체 종사자 수요가 꾸준한 도시"라며 "임대 물량이 줄면 신혼부부와 청년 근로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포항의 주택 가격은 수도권과 달리 급등 국면이 아니라 거래 절벽과 관망세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대출 규제, 다주택자 압박,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매수·매도 모두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철강 경기 회복, 이차전지·수소 등 신산업 전환이 중요한 시점에 주거 불안은 지역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또 이 대통령의 10대 그룹 간담회를 두고도 "누가 봐도 지방선거용 이벤트"라고 비판했다.
포항에서도 이 같은 시각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포항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 투자와 주거 안정은 연결된 문제"라며 "규제 일변도의 메시지보다 지방 산업도시 특성을 반영한 부동산·주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투기 억제와 지방 주거 안정을 분리하는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포항처럼 실수요 중심의 산업도시에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방식으로는 집값도, 민심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기조와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포항 시민사회와 정치권, 산업계 전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 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8) 씨는 "집값을 잡겠다고 하지만 포항에서는 거래만 막히고 전·월세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며 "서울 집값 문제를 왜 지방 시민이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남구의 한 신혼부부는 "언젠가 집을 사야 하는데 정책이 계속 바뀌니 기다리는 게 맞는지조차 판단이 안 선다"고 토로했다. 포항 지역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포항 지역 인사는 "포항은 투기지역이 아니라 실수요 도시"라며 "수도권을 겨냥한 규제를 전국에 동일 적용하는 것은 지방 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중앙집권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권 성향의 한 지역 인사는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지방 산업도시에 대한 세부 보완책은 필요하다"며 "임대차 시장 불안만큼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의 우려는 더욱 직접적이다.
포항 철강·이차전지 관련 기업 관계자는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청년·기술 인력 상당수가 전·월세에 의존하고 있다"며 "임대 물량이 줄거나 가격이 불안해지면 인력 유치와 정착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포항 경제계 한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말하면서 주거 환경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부동산을 정치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면 지방 산업도시는 항상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논란이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려 민심 이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포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는 시민 체감도가 가장 높은 사안"이라며 "포항처럼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도시에서는 정책 혼선이 곧바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포항을 비롯한 경북 산업도시의 경우 투기 억제 중심 정책이 아닌, 주거 안정·산업 연계형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가 지방 산업도시까지 흔드는 상황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김상태기자